본문 바로가기
기타/책

책 양귀자 [모순]

by S나라라2 2024. 3. 17.
반응형

 

<인생은 선습이 불가하다>

 

 요새 나는 내가 어디에도 끼지 못하고 겉도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연애와 사랑, 결혼관에서도 마찬가지다. 현실적인 조건들을 보고 미래를 계획하는 결혼관에 동참하지 못한다. 그렇다고 사랑에 푹 빠져서 물불 안 가리는 낭만주의자도 아니다.

 

 주인공 안진진이 결혼할 두 남자가 있다고 묘사하는 순간부터 아주 솔깃했다. 주인공의 세상을 따라가다 보면 나의 이런 고민에 대한 올바른 정답을 얻을 수 있겠거니 기대에 가득 차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

 

 두 명의 남자가 있다.

유복하고 계획적인 남자 나영규,

빈곤하고 낭만적인 남자 김장우

 

 초반에 두 남자의 데이트 요청 전화를 기다리는 장면이 나온다. 주인공 안진진은 첫 번째 남자의 전화를 이미 받았지만 바로 집을 나서지 않고 두 번째 남자의 연락을 기다린다. 이 부분부터 이미 주인공이 더 좋아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느껴졌다. 항상 한 발 느리고 데이트 계획에 어설픈 그런 김장우에게 마음이 기울어 있었다. 

그러면 마지막에 결혼한 사람도 김장우일까? 반전으로 그것은 아니었다. 그 모든 마음의 시그널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은 나영규와 결혼하였다.

 

 주인공의 남편 결정에 큰 영향을 준 것은 엄마와 이모의 인생이었다. 엄마와 이모는 일란성 쌍둥이이고 모든 게 같았는데 결혼을 기점으로 전혀 다른 인생을 살게 된다. 이모는 나영규 같은 남자, 부유하고 성공한 건축가와 결혼하였고 엄마는 김장우 같은 남자, 사업 실패하고 한때 건달도 해본 주정뱅이와 결혼하였다. 안진진은 항상 엄마보다 이모를 사랑? 동경? 해왔다. 시장에서 팬티를 파는 엄마와는 반대로 고상하고 부족한 것 없는 아름다운 이모의 삶. 그러나 이모는 마지막에 자살한다. 

 이모와 엄마의 인생 탐구로부터 교훈을 얻는다면 안진진은 김장우를 선택하는 게 맞았다. 가까이서 지켜보니 엄마는 알 수 없는 활기와 에너지로 가득 차 바쁜 인생을 살고 있었고, 이모는 못 견딜 정도로 지루하고 괴로워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나는 안진진의 남편 결정 결과를 통해 고민의 해답을 얻지 못했다. 그러나 주인공은 이런 말을 해준다. “인생은 탐구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탐구하는 ”. 내가 아무리 미리 배우고 탐구하여 최선의 인생을노력한다 할지라도, 결국 인생은 살아가면서 배우게 되는 것이다.

 


친숙한 불행 vs 낯선 불행

나는 친숙한 불행은 '사랑받지 못하는 연애'를 가정했고, 낯선 불행은 '사랑은 넘치나 재정적으로 궁핍한 연애'를 상상해보았다.

내 마지막 기나긴 연애에서의 가장 큰 기억은 내가 항상 아쉬워하고 더 많은 사랑을 갈구하고 나중엔 스스로를 불쌍히 여기면서도 그래도 내 곁에 자리를 떠나지 않음이 사랑이라는 자기합리화하던 나의 모습이다. 원래 타인보단 나의 고통이 더 커보이는 법. 따라서 나는 내가 아는 불행은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아니까 더 이상 겪고 싶지 않다.

그런 관점에서 나는 낯선 불행, 재정적 궁핍함을 선택하고 싶다. 진짜 뭣도 모르는 사람마냥 현재 나의 마음가짐은 돈 그까짓꺼 내가 더 많이 벌면 되지~ 조금 덜 쓰지만 둘만 행복하기만 하면되지 이런 낭만주의적인 생각으로 가득찬다.

 

 

삶의 방향성

안진진의 선택이나 나의 미래선택이나 어디에나 인생의 정답과 오답은 없다. 그걸 알면서도 고민하고 탐구하는 이유는 더 나은 선택을 하고 싶은 욕심과 불행을 겪지 않으려는 불안감이다. 그러면 더 나은 삶은 무엇이고, 과연 불행은 무엇일까? 이것마저도 주관적이고 상대적이다. 결국 내가 어떤 삶을 살기를 원하는가로 귀결되는 것 같다. 나는 어떤 삶을, 어떤 사랑을 하고 싶은가?

내가 죽기 전에 마지막 순간 침대에서 내 인생을 되돌아봤을 때, 과거를 회상하며 웃을 수 있는 재미난 순간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그 재미난 순간들은 의외로 내가 삶에서 현재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아닌 것 같다. 나는 마지막 순간에 나의 취업, 월급, 승진, 회사에서의 인정, 의리의리한 집, 삐까뻔쩍한 차를 떠올리진 않을 것 같다.

오히려 소소하게 동창친구 다섯명이 다같이 놀러갔던 여행, 마음 맞는 사람들과 즐거운 식사 시간, 그 때 오고갔던 어이없는 농담, 내가 사랑했던 과거의 사람들을 생각할 것 같다

이런 순간들을 차곡차곡 쌓아가는게 더 나은 삶이 아닐까

그런 면에서 나는 함께하면 웃음이 끊이질 않을 내가 열정적으로 사랑할 사람과의 연애와 결혼생활을 꿈꾼다

 

 

평생

결혼과 사랑을 별개로 생각해야 한다.

결혼을 생각하면평생이라는 프레임에 갖히게 된다. 직업적인 일도 내가 이거 10년간 해야지 라는 생각을 하면 시작부터 지치게 된다. 사랑이라는 감정이 퇴색된다.

반응형